美, 다자 틀에서 北 압박 전략
볼튼 "안보리 대북 결의안 통과로 북한에게 '레드라인' 설정"
 
이장훈 기자

미국은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 북한 결의문을 채택한 것을 ‘레드 라인’(red line:금지선)을 설정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5일 안보리의 대북 결의문이 통과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무조건 전면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북한이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과 다른 회원국들이 언제라도 추가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볼턴 대사는 “결의문의 내용, 문장, 표현을 보면 유엔 헌장 제7장이 안 들어갔어도 법적 구속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의회가 입법할 때마다 헌법 제  몇 조에 따르면 하는 식으로 조문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해 유엔 안보리 결의 문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근거를 강조했다. 볼턴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안보리 결의문에 미국이 부여하는 의미를 대변하고 있다. 볼턴 대사는 이번  결의문을 북한의 모든 군사위협 에 대한 봉쇄를 위한 주요한 걸음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 7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레드라인이 있다는 걸 분명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유엔 결의안의 목적은 북한 지도자에게 전 세계가 그의 행위를 비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금지선을 공식화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북한과 다른 모든 세계와의 문제이므로 북한의 금지선 월경에 따른 조치 역시 북미 양자관계가 아니라 북한과 국제사회 전체와 관계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구나 중국과 러시아까지 이번 결의문이  북한에 대한 금지선이라는 것을 동의한 것은 미국으로선 바림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으로써 그동안 단독으로 북한을 압박해왔던 구도에서 벗어나 향후 압박은 물론 대북 제재에서도 다자틀을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특히 전제 조건 없이 즉각 6자 회담에 복귀하고 9.19 공동성명을 이행토록 강력 촉구하는 문구도 결의문에 포함시킴으로써, 북한이 대북 금융제재를 6자 회담 복귀 거부의 명분으로 주장한 것을 합법적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등 일각에서 제기했던 북한과의 직접 양자 대화 주장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대의명분도 얻어냈다.   
 
미국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물론 핵, 화학무기 등 북한의 모든 잠재적 군사위협에 대해서도 이번 결의문을 준용해서 제재 또는 저지할 수 있는 국제적 합법성을 도출했다.    미국은 더불어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북한과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관련 모든 종류의 거래를 하지 말도록 요구함으로써 이란, 시리아 등이 북한과 미사일과 핵 거래를 할 경우, 앞으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부시 행정부는 이번 안보리 결의문 채택을 바탕으로 어떤 대북 정책을 추진할지 여부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일단 안보리 카드를 손에 쥔  만큼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6자회담 재개와 대북 금융제재는 별개의 사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만큼 북한에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부시 행정부는 앞으로 안보리 결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부시 행정부는 일본 등과 함께 안보리  결의 이행을 명분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조치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대폭적인 강화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는 등 안보리 결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또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이외에도  마카오가  아닌 다른 나라 금융기관을 통해 금융제재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엔 헌장 7장을 안보리 결의문에 포함시키려던 일본은 이번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토오가시킨데 대해 나름대로 의미을 부여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16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단호한 메시지로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더욱 강한 메시지는 만장일치라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일본 정부는 결의문에서 유엔헌장 7장이 삭제된 데 대해 내심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 장관이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문에 대해  “우리나라가  요구한 제재를 포함한 구속력 있는 결의라는 입장이 반영됐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아베 장관 주도로 시종일관 '제재를 포함한 결의'를 고집했다. 아베 장관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과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유엔헌장 7장' 언급을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제적인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확신한 것 같다.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유엔주재 일본대사도 “결의문에 유엔 헌장 7장이 포함되는 게 최선이었다”고 말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강경한 입장을 밀어붙였다가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채택도지 않을 경우, 북한에게 유리해진다는 점을 감안, 영국과 프랑스의 절충안을  수용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유엔 안보리 결의문 채택 이전부터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조치를 취한 만큼 앞으로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장훈(국제 문제 애널리스트) / 업코리아(www.upkorea.net
기사입력: 2006/07/17 [23:49]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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