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의 영어표기는 'Busan Newport' ?
배꼽잡고 웃다가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참여정부의 현주소
 
정도원
▲   정부의 신항명칭 확정에 대해 23일 경남도가 강력히 항의하는 대중집회를 갖고 명칭무효를 선언하고 나섰다.   ©  최종수


신항명칭 놓고 부산 경남 갈등, 정부가 부산쪽 손들어주면서 해프닝
 
부산시와 경남도가 부산과 진해의 경계지역 진해에 건설 중인 항만 명칭을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는 한 마디로 촌극 그 자체다.  이 문제가 배꼽잡고 웃을 수 밖에 없는 촌극으로 둔갑한 데에는 참여정부의 한심스러운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경남은 신항만이 들어서는 지역의 82%가 행정구역상 경남 진해이기 때문에 항만 명칭이 당연히 '진해신항'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여기에 부산은 부산항이라는 기존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부산신항'이라고 하는 것이 국제 경쟁력을 높힐 수 있다며 신항명칭을 부산신항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신항 명칭을 두고 부산과 경남의 자존심 대결은 지난 7년 간 계속되어 왔고, 결국 두 지역이 각각 대규모 집회까지 열면서 힘겨루기 대결로 확대됐다. 여기에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와 국무총리실에서 고심 끝에 지난 16일 신항명칭을 확정했다.
 
한국어 표기는 '신항'으로 하고, 영어 표기로는 'Busan Newport', 즉 영어로는 '부산신항'으로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부산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코미디의 극치라는 것이다.
 
아기 낳으면 무슨 이름을 짓을 것인가를 수년째 연구하다가 결국 아기 이름를 그냥 '아기'라고 해버린 것인데 결국 영어 표기로는 '아기'가 아닌 또 다른 이름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즉 신항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수년째 고심하다가 신항의 이름을 그냥 '신항'으로 정해버린 것도 코미디이지만 영어명칭에는 '신항'이 아닌 '부산신항'이라는 의미의 'Busan Newport'라고 했다는 것이니 코미디 속에 또 다른 코미디가 추가 된 셈이다.
 
이같은 코미디가 깊은 산골동네 반상회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참여정부 국무총리가 개입하고 청와대 비서실이 깊숙히 개입해서 만들어 낸 것이니 이것은 국가적인 코미디가 된 셈이다.
 
부산과 경남의 첨예한 지역대결 때문에 정부 차원의 결단이 쉽지 않았겠지만 항만 이름을 한국어로 '신항'이라고 하려면 영문표기도 그냥 'Newport'라고 해야지 앞에다가 'Busan'을 왜 붙이냐는 것이다. 부산과 경남을 끝까지 갈라놓고 무엇을 얻어보겠다는 것인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에도 이것 처럼 배꼽잡고 배터지게 웃을 수 있는 사례는 역사 이래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행정구역상 82%가 경남이면 경남의 의견청취에 비중을 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   경남도 김태호 지사가 정부의 신항명칭 결정과 관련 명칭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 최종수


'진해신항'이라고 했을 경우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가 무엇인지를 납득할 만큼 진실하게 설명해서 경남측에 양해를 구해야 함이 상식과 원칙이거늘 한글표기와 영문표기를 별도로 만드는 아이디어로 이 문제를 봉합하려했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수준이라면 큰일 날 일이다.
 
이 정부의 분쟁조정능력이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인가, 이 정도의 능력과 생각으로 나라를 관리한다면 솔직히 소름끼치는 일 아니겠는가?
 
'부산진해 신항'도 있고, 아니면 '한국신항'(Korea Newport), '신한국 신항(Newkorea Newport)'도 있는데 굳이 보통명사인 '신항'을 한글표기로 결정해 놓고 영문표기로 '부산신항(Busan Newport)'으로 한다는 이 코미디를 정부의 결정이라고 누가 인정할 것인가? 부산시민도 배꼽잡고 웃을 일이다.
기사입력: 2005/12/26 [04:26]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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