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안 "벼랑끝에선 한국 자유민주주의"
 
류상우 기자

 

한국사회에 번성한 좌익세력 연구의 1인자로 평가받는 양동안 교수님의 '벼랑끝에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출판기념회가 21일(금)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19층)에서 있다. 양동안 교수는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느슨한 형태의 내전이 진행 중"이라며 "이 내전은 '대한민국의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세력'과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수호하려는 세력' 간에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동안 교수는 "반체제세력과 체제수호세력 간의 대결은 반체제세력이 자신들의 사상적 정체를 위장하고 있고, 언론매체들이 그 위장을 도와주고 있어서 일반 국민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이 두 세력은 무기를 들지 않고 폭력행사를 자제하고 있을 뿐 상대방을 제압·척결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동원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국에서 벌어지는 좌익혁명적 상황을 평했다.

 

양동안 교수는 "반체제세력과 체제수호세력 간에 전개된 느슨한 내전의 첫 전투에서 반체제세력이 승리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들의 승리에는 자신들의 우월한 역량에 더하여,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박근혜에 등을 돌린 우경 언론매체들의 촛불집회지지, 재벌들의 박근혜 조기사퇴 희망, 촛불집회 주도세력을 민주개혁세력으로 착각한 대중의 촛불집회지지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류상우 기자]

 

 

'벼랑끝에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머리말 : 내전상태에 있는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느슨한 형태의 내전이 진행 중이다. 이 내전은 '대한민국의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세력'과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수호하려는 세력' 간에 전개되고 있다.

 

반체제세력과 체제수호세력 간의 대결은 반체제세력이 자신들의 사상적 정체를 위장하고 있고, 언론매체들이 그 위장을 도와주고 있어서 일반 국민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이 두 세력은 무기를 들지 않고 폭력행사를 자제하고 있을 뿐 상대방을 제압·척결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동원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2016년 10월 하순부터 2017년 3월 초순까지 전개된 촛불집회 대 태극기집회의 대결도 이 두 세력 간에 전개된 내전의 한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두 세력 간의 내전은 1980년대 후반 이 나라에서 국민들의 사상적 합의(ideological consensus)가 와해된 데서부터 비롯되었다. 6·25전쟁 휴전 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예외 없이 반공적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해왔다. 1970년대 중반부터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하는 분자들이 대학가와 노동자들 사이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그 숫자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사상적 합의는 유지되었다. 그러한 사상적 합의는 198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사상적 합의 와해

 

대한민국 국민의 사상적 합의는 1980년 후반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사상을 가진 혁명세력(그들을 당시 언론은 ‘민중혁명세력’이라 호칭했다)이 급성장하면서 와해되었다. 당시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세력은 자신들의 혁명을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NLPDR)이라고 했다. 그들 민중혁명세력은 자기들이 추진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현재 남한 사회가 가진 많은 모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네 개의 모순이란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의 모순, △독점 大부르주아지와 그 외 계급들(곧, 민중)과의 모순, △남한과 미제와의 모순, △남한과 북한과의 모순을 말한다.…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와의 모순의 해결은 사회주의혁명이며, 독점 大부르주아지와 민중과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민중민주주의혁명이며, 남한과 미제와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민족해방혁명이고, 남한과 북한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통일이다.… 그래서 남한 혁명에는 독점 大부르주아지와 민중과의 모순 및 남한과 미제와의 모순을 해결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과,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의 모순과 남한과 북한의 모순을 해결하는 통일·사회주의혁명이라는 두 단계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이라는 우리의 당면 목표는 사회주의 실현과 통일이라는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요 수단이 되는 것이다.”<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의 기관지 『노동자의 길』제33호(88년 8월) 60~63쪽.>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은 대한민국의 사회주의화와 사회주의적 남북통일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혁명이었다. 그러므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추진하는 세력은 곧 공산주의세력이었던 것이다.

 

그들 민중혁명세력→공산주의세력은 1980년대 후반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저자는 그들의 세력 확대가 이 나라에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 판단하여, 그들 혁명세력이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우익세력이 각성하여 그들을 저지해야 한다고 호소하기 위해, 1988년 8월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논설문을 발표했었다. 당시 우리 사회, 특히 언론은 저자의 경고와 호소를 무시하고 도리어 저자를 극우분자 또는 매카시스트라고 매도했다.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세력은 1989-93년에 발생한 베르린장벽 붕괴, 중국의 천안문사태, 동구 국가들의 공산체제 와해 등의 영향을 받아 한 때 위축되었다. 일부는 전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향하지 않은 사람들은 김영삼 정권의 실정에 힘입어 다시 투쟁전선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는 행정부의 고위직에 이런 NLPDR운동에 참여했던 비전향 인사들이 기용되었다. 그러한 여건 변화로 인해 NLPDR운동에 참여했던 비전향 인사들과 그들에 의해 의식화된 후배들이 노동계, 문화계, 교육계, 학계, 언론계, 법조계, 종교계 등 사회 각 분야에 대거 진출하였다. 그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산업에도 적극 진출하여 자본의 영역까지 진지를 확대했다.

 

여러 분야에서 헤게모니 장악한 반체제세력

 

그들은 각 분야에 진출하여 진지를 구축한 후 세를 더욱 확대하여 해당 분야의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이제는 정계의 헤게모니까지 장악하게 되었다.

 

현시점에서 그들을 모두 공산주의자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들의 대부분은 과거의 사상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지 혹은 사상전향을 했는지를 명백히 선언한 바 없기 때문에, 그 부류에 속하는 개개인들이 공산주의자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들 중에는 공산주의자도 있고 유사 공산주의자도 있고, 공산주의노선에서는 이탈했으나 아직도 반자유민주주의-반자본주의 사상을 가진 애매한 자들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들을 통 털어서 반체제세력이라 부른다.

 

반체제세력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도 세력확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인 2008년 봄부터 반체제세력은 이명박 정권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합의한 것을 꼬투리 잡아 대규모 촛불집회·시위를 주도하여 이명박 정권을 퇴진시키려 했다. 그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뇌에 구멍이 뚫려 죽는다”는 헛소문을 퍼트려 군중을 동원했다. 이후 겁에 질린 이명박 정권은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하여 반체제세력을 약화시키는 일을 전혀 하지 못했다. 오히려 반체제세력에 타협적 태도를 취하여 그들의 확대를 방조한 경향마저 있었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초기에는 반체제세력에 대한 억제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오히려 행정부 인사나 당 간부 기용에 있어서 반체제세력 문제에 무관심한 경향마저 나타냈다. 아마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비선실세들이나 소위 청와대 ‘문고리’들이 반체제세력 문제에 무관심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체제세력은 박근혜 정권 출범 초부터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주도적으로 전개했다.

 

국정원 직원 댓글사건이라는 하찮은 사건을 가지고 박근혜 퇴진투쟁을 전개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하자 그것을 문제 삼아 박근혜 퇴진투쟁을 전개했다. 해상교통사고인 세월호 침몰사건은 아무리 확대해석해도 대통령이 책임질 사항이 아닌데도 ‘세월호가 미군 잠수함에 부딪쳐 침몰했다’, ‘세월호가 국정원 소유의 여객선이다’, ‘정권이 세월호를 일부러 침몰시켰다’, ‘박근혜가 바람피우느라 세월호 구조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등등의 헛소문들을 조작 유포하며 군중을 선동하고 촛불집회를 개최하며 박근혜 퇴진투쟁을 전개했다.

 

촛불집회로 혁명을 노린 반체제세력

 

박근혜 정권 후기에 와서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국회의원선거에서 패배하여 박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한 데 더하여 박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여인의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반체제세력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주장하며 박근혜 퇴진투쟁을 강화했다. 다양한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에 등을 돌린 언론매체들이 최순실의 비리행각을 경쟁적으로 과장보도하자 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급등했다. 반체제세력은 이것을 박근혜의 사임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와해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간주하여 수십만을 헤아리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주도하며 법률을 무시하고 박근혜를 대통령 직에서 즉각 끌어내리려 했다.

 

그들은 박근혜를 강제 사퇴시킨 후 비상시국대책회의라는 초헌법적 기구를 구성하여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아닌 새로운 정치체제를 수립하려고 했다. 반체제세력의 그러한 구상은 반체제분자들이 박근혜 퇴진투쟁과 관련하여 작성한 아래의 글에서 확인된다.

 

“박근혜 퇴진 이후의 세상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박근혜 정권 퇴진 이후 권력의 상을 민주공화제, 시민혁명으로 후퇴하는 것은 투쟁의 전진이 아니라 구체제로의 복귀이다.…박근혜 정권의 폭압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민주공화제는 본질적으로 자본주의 권력의 상징이다.…한국 자본주의 발전과 독점자본 지배로 인해 한국에서 변혁의 객관적 성격은 반자본주의 혁명이다. 이 반자본주의 혁명은 미제국주의 지배를 중단시키는 반제국주의 혁명이기도 하다.”<전국노동자정치협회, 『박근혜 퇴진 투쟁과 그 이후 세상을 전망한다!』(2016년 12월), 23, 37~38쪽.>

 

이러한 성격을 가진 반체제세력의 촛불혁명 투쟁에 민중혁명운동권 출신의 야당 정치인들이 동참하였고,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최순실 비리와 박근혜의 무능에 분노한 대중이 덩달아 동참하였다. 그에 반해 박근혜 정부와 집권당은 대규모 촛불집회에 혼비백산하여 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반체제혁명이 성공하려는 위기의 순간에 자유민주주의체제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려는 민간 애국세력이 마치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무찌른 의병들처럼 자발적으로 봉기하여 법치수호와 체제수호를 외치며 태극기를 들고 반체제세력의 촛불집회에 대항하는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반체제세력과 체제수호세력은 주말마다 서울에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개최하며 내전을 전개했다. 반체제세력은 예상치 않았던 체제수호세력의 태극기집회 반격에 주춤하여 당초의 불법적 투쟁계획을 포기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강제 사퇴시키고 체제변혁을 도모하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합법을 가장한 방법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촛불집회에 동조하는 야당들과 혼비백산한 여당의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국회를 협박하여 박근혜 탄핵을 소추케 하고, 헌법재판소를 통해 탄핵을 관철한 다음 반체제세력과 연대하는 정치인을 대통령에 당선시켜서 체제변혁을 추구하기로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도력은 바닥을 들어냈고, 여당은 혼비백산하여 정신 줄을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리고 이 나라의 헌법재판소는 법리보다 여론동향에 의존하여 심판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반체제세력과 야당들이 연대한 그러한 계획은 성공했다.

 

장기간 전개될 반체제세력 대 체제수호세력의 내전

 

반체제세력과 체제수호세력 간에 전개된 느슨한 내전의 첫 전투에서 반체제세력이 승리한 것이다. 그들의 승리에는 자신들의 우월한 역량에 더하여,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박근혜에 등을 돌린 우경 언론매체들(흔히 보수 언론이라 부르는 매체들)의 촛불집회지지, 재벌들의 박근혜 조기사퇴 희망, 촛불집회 주도세력을 민주개혁세력으로 착각한 대중의 촛불집회지지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 태극기집회 개최 그 자체에만 몰입한 애국세력의 실수, 박대통령의 부적절한 대응 등도 반체제세력의 승리를 도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으로 내전이 종료된 것은 결코 아니다. 내전은 계속되고 있다. 내전의 두 번째 전투인 대통령선거가 진행 중이고, 대선 후에는 ‘적폐청산’ 혹은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입법 투쟁(헌법 및 법률 개정 및 제정을 둘러싼 투쟁)이라는 세 번째 전투, 그리고 대북한정책을 둘러싼 네 번째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 그 후에도 사상 대립에서 비롯된 내전은 지속될 것이다. 다수의 국민이 ‘민주세력’·‘진보세력’으로 왜곡되게 호칭되는 세력의 상당수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려는 반체제분자들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여 그들을 단호히 배격할 때까지.

 

이 책자는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전개될 자유민주주의체제 수호세력 대 반체제세력 간의 지루한 내전에서 반공적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수호하려는 애국세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사상대립에서 비롯된 대한민국의 내전에서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처한 상황을 점검했고, 제2부에서는 반체제세력의 분야 별 투쟁실태를 점검해보았다. 끝으로 부록에는 저자가 약 30년 전에 작성·발표했던 논설문 「우익은 죽었는가?」와 그 글의 의의를 오늘의 시점에서 평가한 저자와 후배 동지들의 글을 게재했다. 앞으로의 내전에서 애국세력이 투쟁하는데 참고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서이다.

 

이 책의 내용은 짧은 시간에, 체제수호활동을 전개해가면서 바쁘게 작성한 것이라서 산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마치 총알이 빗발치는 전선의 참호 속에서 총을 쏴가면서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한 심리적 상태에서 글을 쓰다 보니 산만한 점들을 꼼꼼히 보완하지 못한 채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독자제현은 산만한 점들을 보완하지 못한 채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 저자의 급박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2017년 4월 10일 저자 씀.

 

 

기사입력: 2017/04/21 [11:05]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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