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장 폐기=비핵화 판단은 금물
힐 前 차관보 “낡은 핵실험장 폐기일뿐 비핵화 아냐”
 
조영환 편집인

 

홍준표 대표, 핵실험장 폐기,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쇼 연상

남한 타격위한 1천기 핵탄두 장착가능 중단거리 미사일 이미 배치한 상황 고려한 듯

서옥식 박사, 북한은 스스로 서명한 NPT등 핵관련 국제협약 모두 탈퇴·위반·파기

현상황은 6.25직전인 6.10일 김일성의 남북평화회담 위장평화 공세와 유사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지난 21일 조선노동당 전원회의 채택문서를 통해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하자 문재인 정부와 미국, 중국, 러시아가 환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유럽은 궁정적이면서도 신중한 환영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이 핵실험을 모두 중단하고 주요 핵실험 부지를 폐쇄하는 데 합의했다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소식이며 큰 진전이다!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라며 북한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멈출 것이다. 또한, 핵실험 중단 서약을 증명하기 위해 북한 북쪽에 있는 핵실험장을 폐쇄할 것이다. 모두를 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추가 트윗을 더 남겼다.

 

중국 외교부는 루캉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북한이 관계 당사국과 대화와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호 관계 개선을 할 것을 지지한다모든 관계 당사국들이 구체적인 행동과 노력으로 지속하는 평화와 지역의 공동발전을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뤼차오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조선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이 명확히 약속하고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선반도의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도 대북 제재 축소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긍정적 반응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핵실험과 미사일 중단 선언을 환영한다김 위원장의 결정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중요 단계로 평가한다고 밝혔다이 성명은 미국을 향해 다가오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상호 동의할 만한 협정을 맺길 바란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한편 일본과 유럽은 신중한 환영을 나타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자들에게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움직임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무기 폐기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확실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향후 북한 대응에 대해 기본 방침은 변함없다. 이미 일·미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북한 변화와 대응에 어떻게 대처할지 협의가 끝났다고 강조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원해온 조치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현 단계에서 북한에 대한 EU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선언이 옳은 방향의 결정이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증명 가능한 방식으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선언은 추가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는 좋은 소식이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도쿄 주재 특파원 발로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보도하면서 미국과 한국은 즉각 환영했지만, 일본 정부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반응을 보이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문재인대통령의 청와대는 물론 소위 친여매체로 분류되는 KBS, 연합뉴스, MBC, jtbc, MBN, YTN, 연합뉴스TV,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은 연일 북한의 조치를 낙관적으로 평가하면서 대체로 문 대통령은 4.27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비핵화와 종전(終戰)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선언 형식으로 천명한 뒤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선언을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핵과 관련한 북한의 과거 행태를 예의 주시해온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발표에 대해 큰 기대와 낙관을 경계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중단과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힐 전 차관보는 미국의 소리(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완성해 실험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은 정치적인 결심이 아니라 기술적 선언일 뿐이라고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에 협의할지를 파악하기 전까지 북한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힐 전 차관보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6차례의 핵실험으로 노후화된 곳이라고 지적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1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한 것과 관련,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쇼를 연상시킨다면서 북한이 핵 동결을 발표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는) 마치 핵 폐기 선언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미 북한 헌법에 핵 보유가 천명돼 있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이 핵 완성을 했다고 선언한 마당이라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을 전부 폐기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은 지금이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쇼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연합뉴스 북한부장-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의 북한문제연구가인 서옥식((政博)씨는 북한은 핵을 포기한 게 아니라, 핵무력이 이미 완성됐기때문에 더 이상은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이미 핵무력을 완성했기 때문에 그것을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상태로 모처에 숨겨놓고 한국과 미국에게 쇼를 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서박사는 만약 북한이 완전한 핵포기 의사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최고인민회의를 소집, 2012김일성-김정일 헌법으로 명명된 개정헌법전문에 천명된 핵보유국을 삭제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옥식 박사는 이어 북한이 워싱턴이나 뉴욕을 포함한 미 본토에 핵탄두를 실어나를 ICBM기술을 100% 완성하지는 못한 상황에서 미본토 공격이 무모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런 발표를 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현재 남한의 어느 곳이든 목표사정(射程)이 가능한 중·단거리 미사일 1천여기를 실전 배치한 상황에서 이것만으로도 유사시 주한미군을 인질삼아 남한을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명이 다한 핵실험장 폐기와 함께 핵실험·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서옥식 박사는 이어 이번 북한의 발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상당히 진전된, 성의있는 것처럼 해석하지만 이는 북핵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못한 어이없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서박사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까지 원자력을 에너지확보 차원에서 평화적으로 이용할 뿐, 대량살상용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지 안 겠다고 하면서도 그들 스스로 가입, 서명한 핵관련 국제협약을 모조리 탈퇴, 위반,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 NPT(핵확산금지조약, 1985.12.12가입),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1.12.31서명), 국제원자력기구(IAEA)핵안전협정(1992.1.30서명), 북미제네바기본합의문(1994.10.21서명), 9.19공동성명(2005.9.19서명), 2.13합의(2007.2.13서명), 10.3합의(2007.10.3서명), 2.29합의(2012.2.29서명)등을 탈퇴하거나 명백히 위반했다고 서박사는 예시했다

 

 

서옥식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자 했다면 이들 협약에 가입, 서명하지 않았어야 하나, 북한은 스스로 가입 서명한 국제협약을 위반하고, 이들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핵개발을 강행했다는 것이 북한핵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2002년 이후 국제사회가 실증적 자료들을 제시하며 북한의 핵개발 재개(농축우라늄 핵개발프로그램)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을 때, 북한은 미국이 존재하지도 않는 북한핵개발 의혹 운운하며 북한정권을 고립, 압살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핵전쟁을 조선반도에서 획책하고 있다고 도리어 역선전을 일관되게 해왔다는 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서박사는 이번 북한의 발표가 위장 공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이 6.25남침을 불과 18일 앞둔 195067조국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미명 하에 위장 평화 공세를 전개한 사실을 지적했다. 원래 공산주의자들이 평화라는 용어를 남용할 때는 뒤에서 몰래 뒤통수를 치는 법인데, 6,25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195067일 북한 방송은 소위 평화적 조국통일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해방 5주년 기념일에 최고입법회의를 열기 위하여 85-8일 남북 총선거를 실시할 것이며, 이를 토의하기 위하여 615-17북남 민주주의 정당 및 사회단체의 대표자 회의를 해주 또는 개성에서 열자는 것이었다. 전쟁 직전 1950610, 김일성은 자신들이 억류하고 있던 조만식 선생과 남한 교도소에 수감돼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던 남로당 지도자 김삼룡, 이주하를 교환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이에 이승만은 김창룡을 시켜 둘을 데리고 개성과 사리원 중간쯤에 위치한 여현에서 만나도록 했지만, 조만식은커녕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약속은 무산되고 말았다.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위장 평화 공세로 국민들의 마음만 해이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때나 다름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친여 언론들의 낙관적인 보도로 국민은 한반도에 당장 평화가 올 것 같은 생각으로 들떠있다.

 

북한은 남침 6일전인 619일에는 소위 남북 국회에 의한 통일정부 수립 제안을 방송을 통해 발표하고, 남한이 이에 동의한다면 621일에 서울 또는 평양에서 남북한 국회 대표들이 회합을 갖자고 했다. 이처럼 북한은 남침 수일 전까지도 남한에 준비할 시간도 주지않고 얼토당토않은 대남 평화 공세를 외쳐대면서 속으로는 비수를 갈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도 북의 김정은은 당시 김일성이 사용한 그 남북평화회담이란 위장 카드를 다시 들고 나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또 미북정상회담까지 평화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평화적 공세로 나오고 있다. 서박사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발표와 친여매체의 선전성 보도에 영향받은 적지 않은 국민이 남북과 미북과의 평화회담으로 북핵이 해결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8/04/22 [20:14]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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