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의식 속엔 6·25 대신 세월호뿐
젊은 세대에서 지워지는 6.25남침 학살
 
조영환 편집인

 

젊은이 의식 속엔 6·25는 없고 온통 세월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아시아연구소 공동조사결과 발표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대한언론 8월호 기고문서 소개

6·25전쟁은 잊혀진 기억의 파편젊은이 의식 속엔 온통 세월호

20-30-40-50-60대 모두 6.25보다 세월호를 더 기억 

 

 

우리 국민이 기억하는 충격적인 사건은 무엇일까?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아시아연구소가 공동 수행한 세대별 의식 차이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전 연령대에 있어 6.25전쟁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원로 언론인들의 친목단체인 사단법인 대한언론인회(회장 이병대)가 발행하는 대한언론’ 8월호에 기고한 한국현대사 70- ‘6.25전쟁잊고 세월호기억으로 가득차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아시아연구소는 국민이 기억할 수 있는 지난 70년간의 굵직하고 중요한 사건들로 6.25전쟁(1950), 4.19혁명(1960), 유신체제선포(1972), 광주민주화운동(1980), 서울올림픽(1988), 외환위기(1997), 월드컵개최(2002),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2010), 세월호 침몰(2014) 등을 제시하고 1995, 2004, 2015년 등 10년 간격으로 30년간 국민이 기억하는 충격적 사건을 반복 조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15년에 들어서면 가장 고령인 60대의 경우 6.25전쟁(11.6%)보다 세월호 침몰(25%)을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60대는 세월호 침몰에 이어 외환위기(24.6%), 광주민주화운동(13.4%) 순으로 기억했다. 한편 40대의 36.5%, 30대의 50.5%, 20대의 59.4%가 세월호 침몰을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았으며 이들에겐 6.25전쟁은 아예 잊혀진 사건으로 조사됐다. 다만 50대의 경우는 외환위기(31.6%)를 세월호 침몰(22.5%) 등 다른 어떤 사건보다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들의 나이가 당시 30세 전후로 취업, 결혼 시기에서 위기를 경험한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부장과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의 북한문제 연구가인 서옥식 박사(정치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6.25전쟁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닌데도 전후 세대의 기억에서 6.25가 사라지는 현상이 안타깝다면서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이후 지금 이순간까지도 한반도는 전쟁의 위협과 긴장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사실상 전시상태나 다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옥식 박사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평화협정의 전 단계인 종전선언에 목을 매고 있지만 종전선언이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실체적으로 보장한다면 이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옥식 박사는 하지만 북한이 말하는 종전평화협정은 북한이 6.26전쟁 정전이후 꾸준히 주장해 온 것으로, ‘남조선에서의 미군철수와 함께 이른바 통일전선전략에 의한 공산화를 의미한다면서 김일성은 198010월 제6차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룩하자는 제하의 연설을 통해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의 선결조건으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교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제시했으며 북한은 현재까지 이 제안을 폐기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 박사는 이어 역사적으로 종전선언과 함께 체결된 평화협정은 거의 모두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었다면서 전쟁이 재발 또는 지속된 협정으로 베트남평화협정, 베르사유강화조약, 뮌헨협정,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동평화협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한 인류 역사에서 체결된 평화조약 8천건이 평균수명 2년 못가고 전쟁재발로 이어졌다는 통계가 있다고 소개하고 특히 베트남 평화협정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약속한 평화공산화란 사기극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영환 편집인]

 

 

아래는 대한언론 8월호(81일 발간)에 소개된 서울대 이재열 교수의 기고문 전문(全文)

 

<한국 현대사 70년은 남들이 수백년 걸쳐 만들어낸 변화를 압축해서 성취한 왕성한 충적기(沖積期). 하지만 압축적이다 보니, 비동시적 요소가 공존하기보다는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쟁의 고통과 장기적 평화, 고통스러운 가난과 기적적 성장, 절망과 희망, 좌절과 성취의 모든 국면을 압축적으로 경험했다.

 

주요 사건들은 개인 경험과 기억 속에 강렬하고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 흔적은 공간적으로나 실존적으로 매우 선택적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기에 가장 깊게 각인된다. 같은 시기를 살았다 해도 어떤 세대냐에 따라 경험 강도가 달라지는 이유다. 세대차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생긴다. , 연령효과, 시대효과, 그리고 출생동기(cohort)효과다. 연령효과는 생물학적 나이를 반영한다. 대개 10대의 철없음과 20대의 활발한 모험성에 비해 50대나 60대는 보다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 경험한 시대 차이도 중요하다. 전쟁이나 경제 위기 경험 유무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출생동기집단은 같은 연령과 시대를 거치며 사회생활을 공유하는 집단이다.

 

지난 30년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아시아연구소는 10년 간격으로 국민이 기억하는 충격적 사건을 반복 조사했다. 지난 70년간의 굵직한 중요 사건들만 나열하면, 1950년의 한국전쟁, 1960년의 4·19혁명, 1972년의 유신체제선포, 1980년의 광주민주화운동, 1988년의 서울올림픽, 1997년의 외환위기, 2002년 월드컵개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2014년의 세월호 침몰 등이다. 각 시기 60대에게는 한국전쟁의 기억이 가장 강렬했다. 그러나 최근으로 올수록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세월호의 기억이 가장 강하게 각인되었다.

 

1995년 조사에서 60대는 한국전쟁(54.7%), 광주민주화운동(15,1%), 박정희 대통령 서거(12.1%)순으로, 50대는 박대통령 서거(37.3%), 광주민주화운동(36.3%)의 순으로, 40대는 광주민주화운동 (50.6%), 박대통령 서거 (31.2%)순으로, 30대는 광주민주화운동(36.4%), 김일성 사망(22.7%) 순으로 충격적 사건이라 꼽았다. 1995년은 외환위기 이전이었고, 수십년간 지속된 고도성장의 효과가 정점이었으며, 1987년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로 인해 문민 대통령이 통치하는 시기였다. 노년세대는 여전히 자신들의 10대나 20대에 경험했던 한국전쟁의 상흔을 가지고 있었고, 그보다 젊은 세대는 1980년 광주의 민주화 항쟁의 기억을 강렬하게 기억했으며, 또한 유신체제의 종언을 고한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역시 아주 강하게 기억하고 있다

 

2004년에 오면 기억의 내용은 급격히 달라진다. 50대에게 한국전쟁은 더 이상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었다. 외환위기 경험(26.5%), 광주민주화항쟁(12.9%), 박정희 대통령 서거(12.2%) 순으로 기억했다. 40대는 외환 위기(38.8%), 광주민주화운동(14.3%), 박정희 대통령 서거(13.9%), 2002년 월드컵(11.6%), 노무현 대통령 탄핵(10.0%) 순으로, 30대는 외환 위기(28%), 노무현 대통령 탄핵 (21.0%), 2002년 월드컵(20.6%), 광주 민주화(10.5%) 순으로, 20대는 2002년 월드컵(43.7%), 노무현 대통령 탄핵(21.2%), 외환 위기(21.2%) 순으로 기억했다.

 

2015년에는 기억의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고령인 60대에게 한국전쟁(11.6%)보다 세월호 침몰(25%)과 외환위기(24.6%),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13.4%)이 크게 두드러졌다. 50대에게도 외환위기(31.6%), 세월호 침몰 (22.5%), 천안함 침몰(14.8%)이 광주민주화운동의 기억(11.2%)보다 훨씬 생생하다. 반면에 20대의 59.4%, 30대의 50.5%, 40대의 36.5%가 세월호 침몰을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았다.

 

경험과 기억의 차이는 세대 간 극단적으로 다른 경험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외환위기의 기억은 40대에서 31.9%인 반면, 30대에서는 15.1%, 20대에서는 10.7%로 낮아진다. 기억의 퇴색과 윤색작용이 빠르게 이루어짐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국사회에서 공존하는 각 세대가 사실상 전혀 다른 기억의 단층 위에 살고 있다. 초연결사회 들어서 세대간 차이는 더 벌어졌다. 흐르는 시간은 과거보다 훨씬 압축적으로 다가온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요즘은 쌍둥이도 세대차를 느낀다고 하는데, 아마 이러한 속도감이 반영된 탓일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역사는 끊임없는 세대의 교체로 이루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그 사회의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졌다.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의 생동감과 활력을 사회변화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바람직한 사회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입력: 2018/08/02 [21:50]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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