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북한 김정은은 ‘평화를 위한 타당한 파트너’가 아니라며,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드러내면서,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김정은이 최근 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잠정중단했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재개를 시사한 가운데, 엥겔 위원장은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경우, 미국의 강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대화를 통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제가 틀렸다고 입증되길 바라지만, 어떻게든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북한의 신년 메시지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엥겔 위원장은 “김정은과 대화하는 것에 제가 늘 불만인 이유는 그가 진실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언제나 핵무기 제조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9일 전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더라도 그 지식은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며 그는 “우리는 지금 김정은의 말과 행동이 다른, 완전히 비이성적인 상황을 보고 있다. 저는 전혀 신뢰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리고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엥겔 위원장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아마 강한 반응이 있을 겁니다”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유예 조치를 깬다면, 미-북 대화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엥겔 위원장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부정직함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격이 되겠죠. 선의를 보이지 않는 북한과는 미국도 협상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라고 미북 대화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VOA가 전했다.

“북한이 유예 조치를 깰 경우, 미국은 미-한 연합군사훈련 전면 재개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엥겔 위원장은 “미국은 그렇게 해야 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정말 진지하다면, 저도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라며 “하지만 수 개월이 지난 지금, 김정은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명확해졌다. 김정은은 몹시 기분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김정은은 평화를 위한 타당한 파트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북한의 양보를 끌어 낼 솜씨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여기서 그런 기술은 중요하지 않다. 김정은이 진실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든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한 엥겔 위원장은 “그렇다면 미국은 현 시점에서 북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북한을 매우 주의 깊게 주시해야 한다. 경미한 도발에도 미국은 무언가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을 돕는 중국 대형 은행 등에 세컨더리 보이콧, 즉 3자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을 진지하게 비핵화 협상에 복귀시킬 한 수단이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엥겔 위원장은 “특정 방안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미국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매우 많고, 그것들을 지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문재인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 의지를 강조하며, 올해 남북 협력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개성공단 혹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같은 남북 협력’을 운운한 것에 대해 엥겔 위원장은 “우리는 여기서 현실을 봐야 한다. 원하는 현실이 아니라, 실제 있는 그대로를 봐야 한다”며 “한국은 매우 강한 민주주의 사회다. 한국은 독재 아래, 그리고 불행히도 많은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그런 종류의 삶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한국과 북한의 대조적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잘 알려진 (야간 위성) 사진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류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