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정부 이전'과 '내부보고서' 파문?
야당 "얼렁뚱땅 넘기면서 옮길 생각 하지도 말라"
 
제임스리 기자

알버트街에 위치해있는 홍콩 행정부 청사 이전문제를 둘러싸고 홍콩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청사를 옮기지 않고 현재의 건물들을 증개축함으로써 과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정부 내부 보고서이다.
 
더욱이 동일한 시점에 작성된 2개의 보고서 중 "증개축 권고"로 결론내린 보고서는 숨기고, "新정부청사 건설 불가피"로 결론내린 보고서만 공개한 것에 대해 야당이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홍콩 행정부에서 건축국장을 지낸 호세 라이(Jose Lei)는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보고서는 자신이 퇴임하는 시점인 1991년도에 이미 존재했으며, 그후 계속해서 수정/보완되었다"고 증언했다.
 
홍콩 민주당(Democratic Party)의 리윙탓(Lee Wing-tat)은 "현재 정부가 갖고 있는 모든 정부를 공개하도록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홍콩 시민들은 舊정부청사를 상업지역으로 전환함으로써 정부가 돈잔치를 벌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행정부는 오래전부터 건물의 노후화 및 과밀화를 이유로 신정부청사 건설을 추진해왔다. 특히, 해안과 인접해있는 타마르(Tamar)지역에 11만평의 부지를 조성, 기반공사를 앞두고 있다가 2003년 사스(SARS) 파동 이후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작년에 새로 행정장관으로 취임한 도널드 챙(Donald Tsang)이 공사 재개를 선언함으로써 또다시 여론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홍콩시민들의 반응도 결코 행정부측에 호의적이지 않다. 작년 11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新정부청사 건설 반대"로 응답한 시민들은 65%에 달했으며, 이번 내부보고서 파동으로 이같은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新정부청사 건설"을 위한 행정부의 인력 충원 요청에 대해 야당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쿽카키(Kwok Ka-ki) 의원은 "정부 요청을 거절할 생각이며, 전체 의회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다급해진 행정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舊정부청사의 증개축 보다는 新정부청사 건설이 비용과 시간 모두를 단축할 수 있다"며 직접 홍콩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그러나, 야당은 도리어 이를 여론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즉 "어떻게 비용과 시간이 단축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시민들 앞에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공개하라"며 몰아세우고 있다.
 
여론의 부정적 기류는 또다른 부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행정부 청사가 위치해있는 알버트街는 초고층빌딩이 즐비한 홍콩 도심에서 일종의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이곳에 또다른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은 정부"를 지향해온 지금의 행정부가 과밀화를 이유로 新정부청사를 건설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우리가 낸 혈세로 舊정부청사에서는 돈잔치를 벌이고, 新정부청사에서는 바닷가를 조명하는 초특급 사무실을 가지려는 고급 공무원들의 발상은 애시당초 잘못된 것"이라고 비꼬았다.    
기사입력: 2006/02/10 [01:16]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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