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 조장하는 최윤영 의상 파문
파문과 논란을 만들 수밖에 없는 포털과 연예 매체
 
조현우

최윤영 아나운서에 대한 이상한 관심
 
 또 다시 MBC 시사프로그램 <W>를 진행하는 최윤영 아나운서의 의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연예매체 <뉴스엔>은 ‘최윤영 아나운서 ‘복장 논란’ 언제쯤 끝?‘ 기사를 통해 11일 방송된 ’거리의 아이들‘ 편에서 최윤영 아나운서의 복장이 지나치게 화려했다고 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 기사는 곧바로 <미디어다음> 메인 페이지 중 가장 노출도가 높은 사진 기사로 처리되었고, 당연히 최윤영 아나운서에게 성적 조롱을 퍼붓는 등 2000여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로 뉴스를 공급하는 매체들에게 있어 가장 큰 영예(?)인 가장 많이 본 뉴스로 처리되었음도 물론이다.
 
 다음은 <뉴스엔>이 W 진행자 최윤영 아나운서 복장에 대해 그동안 작성한 기사를 날짜별로 정리한 것이다.
 
 2005. 4. 30 ‘W’ 시청자들 ‘최윤영 진한 화장과 의상은 싫어! 내츄럴한 게 좋아!’

 2005. 5. 2 여성 아나운서의 민소매,유죄일까 무죄일까<이런시전 저런생각>  

 2005. 5. 2 여성앵커를 바라보는 눈-대한민국의 최윤영과 프랑스의 멜리사

 2005. 5. 6 최윤영 “섹시한 옷차림은 이제 잊어주세요”

 2005. 5. 14 최윤영 의상 논란, 아직 식지 않았다!  

 2005. 5. 21 최윤영의 의상 논란 사라진 ‘W’

 2005. 5. 28 최윤영 아나운서,옷은 OK! 화장은 NG! 

 2005. 6. 1 최윤영 이정민 등 MBC 아나운서들'미니스커트 패션 모델 못지 않죠!'

 2005. 9. 10 최윤영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 아직도 진행형 

 2005. 11. 13  최윤영 아나운서 ‘복장 논란’ 언제쯤 끝?

 
이쯤 되면 단일 프로그램 사상 이렇게 많은 논란이 붙은 적이 있었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최윤영 아나운서 의상에 쏟아지는 이 같은 관심은 비단 <뉴스엔>뿐만 아니다. <고뉴스>, <조이뉴스>등 포털 연예매체들에게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W 첫 방송이 나간 직후인 4월 말경부터 5월 초까지 최윤영 아나운서 의상 논란은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고, 의상 논란이 사라졌다가 다시 재점화 되었다고까지 하는 작위적인 기사 제목도 양산되고 있다. W를 보지 않은 시청자라고 할 지 라도 최윤영 아나운서가 마치 이상한 의상을 입고 다니는 것처럼 인식할 정도로 포털 연예매체들이 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포털은 이 같은 기사를 노출도가 가장 높은 메인 페이지에 걸어놓고 이용자들의 클릭을 강요하고 있다. 
 

 

 

W는 월드 프로그램
 
최윤영 아나운서는 주부 시청자가 많은 아침프로그램 <아주 특별한 아침>을 수려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추지만 보조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동등한 위치를 누리고 있다. 상식적으로도 W에서만 유독 독특한 의상을 입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월드 프로그램 형식이 바로 그것이다.
 
<W>는 국제분야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공영성을 강조한 시사교양프로그램이라고 MBC가 설명하고 있지만, World-Wide-Weekly의 공통어에서 알 수 있듯이 월드 프로그램의 한 형식이다. 역사적으로 늘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변화를 겪어왔고, 문민정부 이래 세계화를 기치로 세계속의 한국-한국속의 세계라는 인식의 틀이 넓어지면서 탄생한, 한류라는 상품성에 있어서도 진작 탄생했어야 할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갈수록 국가라는 개념이 넓은 의미로 해석되고 있고, 한류가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시점에서 각 국 통신원을 이용해서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다양한 문화와 계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아시아권 여러 나라들의 예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타 프로그램에 비해 월드 프로그램들이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기본 포맷이 있다. 우선 시청자들에게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1인 MC가 스트레이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MC는 생소한 소재를 부드럽게 설명해 줄 수 있도록 경험이 풍부한 여성 진행자들이 주로 진행하며, 월드 프로그램의 형식상 무엇보다 발음이 정확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세련됨을 강조하기 위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의상을 입는 것이 보편적이며, 소개하는 각 나라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출연하는 경우도 있다. W 초기 의상 논란에서 최윤영 아나운서가 짙은 화장을 하고, 민소매 옷을 입은 이유에는 이처럼 월드 프로그램들의 멋스러운 형식이 강조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W는 KBS <사랑의 리퀘스트>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사랑의 리퀘스트>가 일단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 포커스를 맞춘 뒤 기부를 통해 온정을 보여주자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면, W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비춰 작금의 현실이 그렇게 된 이유와 미래를 시청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밝은 모습이 있다면 어두운 모습도 존재하는 계층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고 그렇게 된 역사적 배경을 담담히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공통기호인 문화라는 코드를 이용해 우리의 문화만을 수출하는 것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도 우리가 받아들이는 ‘교류‘를 강조하고 있다. W의 포맷 중 WIDE KOREA는 이런 고민이 반영되어 있는 결과물인 것이다.

 <사랑의 리퀘스트>처럼 ’기부‘를 강조함에 있어선 단아하고 정숙한 복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보편적이겠지만, <W>처럼 ’세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있어서 같은 식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획일적이고, 지극히 가부장적인 생각의 단편인 것이다.
 
파문과 논란을 만들 수밖에 없는 포털 연예매체들
 

 
그렇다면 대체 포털 연예매체들이 유달리 <W> 최윤영 아나운서 의상에 대해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지뷰‘라고 하는 굴레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털이란 거대한 백화점으로 입성해서 온전히 그 자리를 지키려면 장사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고, 그 장사는 다름 아닌 경쟁매체들에 비해 페이지뷰를 높이는 것이다.

 같은 기사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논란’, ‘파문’, ‘노출’ 등의 선정적인 단어를 이용해서 사용자들의 마우스를 자극해야만 포털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 포털의 ‘클릭 지상주의’ 행태가 기생하고 있는 연예매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요되고 있는 것이 서글프기 짝이 없다.
 
경쟁매체들에 비해 보다 빨리 기사를 전송하려면 저널리즘적인 시각보다는 시청자들의 의견 한두 개를 근거로 들 수밖에 없는 논리적 비약과 한심함을 되풀이해야 한다. W 최윤영 아나운서에 관한 기사도 마찬가지다. W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왜 하필 최윤영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는지에 대한 것은 관심이 없다. 오직 최윤영 아나운서가 입고 나온 옷, 노출된 신체부위에만 관심을 가져서 기사를 팔아야 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최윤영 아나운서를 칭찬하는 시청자 의견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논란과 파문이란 제목을 쓸 수 없기에 가볍게 스킵하고 만다.

  기사를 전송하면 포털은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상을 내리듯이 가장 많이 본 뉴스라는 상을 받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매체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아나운서들에게만 유독 포털 연예매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기존 봇물을 이루던 연예인 관련 뉴스는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무조건적인 홍보성 기사를 써주어야 하는 것이 첫 번째고, 각종 법적인 분쟁을 야기할 수 있기에 유명 연예인 관련 기사에 파문식의 제목을 붙일 수조차 없다. 또 갈수록 기획사와 연예권력이 비대해짐으로 인해 취재 자체가 어렵다는 현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비해 아나운서들은 활동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취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인 모니터만 수행해도 얼마든지 손쉽게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직업적 특성상 정형화될 수밖에 없는 아나운서들의 이런 저런 모습들에 대해 대중들은 관심을 갖고, 클릭한다는 것을 알기에 유독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KBS 노현정 아나운서의 맨 얼굴, SBS 이혜승 아나운서의 의상 논란, MBC 김주하 아나운서의 화보집 촬영 등 일련의 아나운서 관련 기사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관점에서의 기사가 대부분이다. 한 마디로 기존 연예인들에 비해 쉽게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논란거리’를 인위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가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는 과거 삼성-중앙일보의 예처럼 기업이 언론기능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 뉴스 밑 댓글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가 빠져나가고, 지식서비스와 블로그를 통해 인권을 팔아 돈을 챙기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다행스럽게도 포털을 언론중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여야 할 것 없이 내놓고 있고, 여론을 완벽히 장악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만큼 신문법 상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제 함께 수반되어야 할 문제는 각종 포털의 ‘제목장사‘ 기사에 휘말리지 않는 수용자들의 자정노력이다.
기사입력: 2005/11/17 [18:58]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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