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홍콩 특별행정구
속속 빠져나가는 초일류 다국적기업에 홍콩 경제 '흔들흔들'
 
제임스리 기자

외국회사 진출은 늘었지만 그 내용은 계속 나빠지고 있어
 
'중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서의 홍콩의 입지가 최근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FORTUNE지가 발표하는 세계 15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본부를 상해에 두고 있으며, 이중 여전히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회사는 다국적 금융그룹인 AIG와 시티그룹 단 두곳 밖에 없다. 
 
▲홍콩의 야경     © 드래곤타임스

 
대표적인 예로 휴대폰업체 노키아와 전자회사 GE를 들 수 있다.
 
노키아는 지난 95년 아시아태평양본부를 홍콩에서 상해로 옮겼으며, 최근들어 R&D센터를 상해에 설립하였으며, 항쪼우(항주)와 쳉두(성도)에 새롭게 공장을 지었다. GE 역시 지난 2002년 본부를 홍콩에서 상해로 이전하였다. 뿐만 아니라 2003년에 5억달러 규모의 R&D센터를 역시 상해에 개설하였다.
 
노키아가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던 당시에 고용되었던 인력이 500명이었고, GE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와같은 다국적 기업들의 홍콩 이탈 현상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이와같은 우려에 대해 홍콩 행정당국은 지나친 우려라며 일축하고 있다. 홍콩행정당국이 2005년 중반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약 3,500개의 외국인회사가 홍콩에서 활동에 들어가있으며, 이는 3년전과 비교할 때 22%나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이중 약 1/3이 아시아태평양본부인 것으로 행정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홍콩 경제전문가들은 행정당국의 발표 내용이야말로 현재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대규모 채용이나 투자를 앞두고 있는 초일류 다국적기업들이 일제히 홍콩을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중소규모의 외국기업들이 홍콩에 진출하는 트렌드가 수년간 지속될 경우 홍콩 경제의 활력과 영향력은 급격한 감소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초일류 다국적 기업들의 '홍콩 익소더스', 그 원인은 무엇인가
 
홍콩 과기대의 프랜시스 류 교수는 이와같은 원인에 대해 3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첨단산업을 이끌어갈만한 인재가 홍콩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둘째, 혹 그러한 인재를 찾았다 할지라도 임금이 너무 높으며, 마지막으로, 더 이상 진출이 메리트가 없을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모두가 상해와의 비교 속에서 나온 것들이다.
 
아시아태평양 거점을 홍콩에서 상해로 이전한 외국기업 관계자들 상당수가 상해의 사회인프라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인재확충 및 부동산가격에 대해서는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물론, 이것 역시 홍콩과의 비교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700만명의 인구 가운데서 뽑힌 '인재'와 14억 인구 가운데서 뽑힌 '인재'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이들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그런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는데에 들어가는 비용도 홍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부동산 역시 홍콩과 비교할 때 그 가격이 절반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그렇다고 홍콩이 상해와 비교할 때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월등한 사회 인프라는 물론,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공항에서 사무실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사무실에서 30분만 운전해서 나가면 세계적 휴양지인 Repulse Bay Beach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싱가폴, 마닐라, 방콕, 상해, 쿠알라룸프르 등 아시아의 어지간한 곳은 다 2~3시간이면 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지적재산권 보호에 있어서도 중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부패하지 않고 깨끗한 행정 서비스', 그리고 '철저하게 보호되는 지적재산권'이야말로 홍콩 행정당국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이 없다. 이와 같은 명백한 장점에도 불구 초일류 다국적기업들이 잇따라 홍콩을 떠나고 있는 것이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초일류 다국적기업 빠져나간 자리에 거대 중국기업들을 유치해야
 
외국기업들의 '홍콩 익소더스' 현상은 국제도시로서의 상해의 경쟁력이 최근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과 중국반환 및 곧이어 터진 SARS 파동으로 곤두박질쳤던 홍콩의 부동산가격이 최근들어 70~80% 급상승한 것이 맞물려 일어난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와같은 변화는 홍콩에게 또한번의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홍콩의 포지셔닝이 '다국적기업이 중국으로 통하는 관문'이었다면 이제는 그것을 '중국기업이 세계로 통하는 관문'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홍콩이 큰 강점을 갖고 있는 금융산업과 서비스산업(법률, 재무,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해 중국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전략기지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국어, 그 중에서도 특히 영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경어-광동어-영어를 능수능락하게 구사하는 홍콩인들의 존재는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시장에서 활약한 '푸른 눈'의 외국인 전문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 역시 아직까지는 홍콩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하여 중국 대기업들의 R&D센터와 글로벌 마케팅본부를 홍콩에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것이야말로 홍콩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인력채용과 투자를 계획하는 초일류 다국적기업들에게 '비용절감'이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인 반면 중소 다국적기업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여전히 리스크가 많은 시장이다. 최근들어 이들 중소 다국적기업들의 홍콩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이와같은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소 다국적기업들에게는 '리스크 없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계속 수행하는 가운데 중국 대기업들에게 '세계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면 홍콩 경제는 또한번의 큰 도약을 이룩할 수 있다.      
기사입력: 2006/02/22 [03:24]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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