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진, 核彈보다 해로운 집단광기
미얀마 사이클론, 중국 지진, 북한 원자탄보다 무서운 한국 집단광기!
 
최성재 조갑제닷컴 회원
미얀마와 중국을 차례로 강타한 폭풍과 지진이 연일 지구촌의 눈물샘을 터뜨리고 있다. 눈물의 홍수! 도합 20여만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도 희생자이지만, 그보다 수십 수백 배 많은 이들의 찢어진 살과 멍든 가슴에, 거미줄 쳐진 입과 초점 잃은 눈에 60억이 너나 없이 발을 동동 구른다. 
 
눈앞의 비극에 얼을 빼앗기는 바람에 세계가 미처 주목하지 않지만, 한국에선 그보다 더한 거대한 비극이 다시 예행연습의 호루라기를 불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집단광기의 광풍이 광우병에 걸린 소를 통크게 수입하던 김정일의 절도 있는 박수를 받으며 다시 휘몰아친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의 광화문 열광이 촛불시위의 광화문 집단광기로 변하는 데는 인터넷의 사진 한 장으로 족했듯이, 2008년 정권교체의 청계천 환희가 촛불시위의 청계천 집단광기로 변하는 데도 TV화면 한 컷으로 족했다. 2004년 여의도의 명예혁명 쾌거가 집단농성의 국회 쿠데타와 장장 한 달간의 무료 생방송 중계로 집단광기의 불쏘시개로 전락함으로써, 자유민주의 여신과 정통우익의 삼신할머니가 단번에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갇혀 여태껏 빠져 나오지 못하고, 이따금 가녀린 손만 흔들고 있다. 바야흐로 위장보수와 짝퉁진보가 횡행하는 세상이다.
 
 다수 국민들이 순진하게 짓는 정권교체의 함박웃음을 비웃으며 저들은 유유히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산 이건희의 상투를 자르고 죽은 박정희의 뼈를 추려내며 집단광기의 불씨를 살려 오다가, 뼈 조각 트집으로 약속을 미루고 또 미루며 공공연히 쳐놓은 덫에 크로포드 목장 초대에 들뜬 전직 CEO가 덜컥 걸려들자, 옳거니! PD가 수첩을 꺼내들어 재빨리 괴담을 찾아 주저앉는 소와 강제로 엮어 버렸다. 한동안 자숙하는가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켜진 집단광기의 촛불이 순식간에 청계천에서 전국으로 옮겨 붙었다. 
 
 집단광기는 다른 민족들을 상대로 세계대전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국민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자행하기도 하고, 같은 말을 쓰는 형제자매에게 대량아사를 선물하기도 한다. 10만 명, 20만 명, 아무리 많아야 100만 명의 희생양을 요구하는 자연재해와는 비참함에서 처절함에서 어이없음에서 집단광기의 인간재해는 그 격이 다르다.
 
한 소련군 대위가 코민테른의 지휘자로부터 건네 받아 제 멋대로 휘두르다가 소련에서 태어난 그 아들에게 물려준 집단광기의 지휘봉 아래 이미 각각 300만씩 600만의 희생양이 한 번은 세계가 요란하게 화끈화끈 화약의 불에 공양되었고, 한 번은 오순도순 민족끼리 쉬쉬하며 간질간질 미생물이 득실거리는 흙에게 되돌려졌다. 전자는 책임 없고 후자는 증거 없다나!
   
 집단광기는 진실과 정직과 양심에 바탕을 둔 거룩한 분노와 정반대로 거짓과 왜곡과 1%의 진실을 100%의 진실로 둔갑시키는 침소봉대의 흑심에 의해 자행된다. 일단 집단광기에 휩싸이면 지성도 이성도 과학도 종교도 한낱 시녀나 내시나 노예나 앞잡이로 전락한다. 집단광기의 허연 눈에는 잡초 한 포기가 하늘을 찌르는 거목으로 보이고 묘목 한 그루가 하늘을 가리고 세상을 덮는 숲으로 보인다.
 
의지의 씨앗인 활자와 소통(疏通)의 꽃인 방송이 어느 한 이념 집단에 장악된 현실적 주권 국가에서는 집단광기가 언제 어디서나 폭발할 수 있다. 지구의 불안정이 쌓이고 쌓이다가 폭풍이나 지진이나 화산분출로 안정을 찾아가듯이, 쌓이고 쌓인 집단광기도 큰 배출구를 만나 빠져나간 후에야 잠잠해진다.
 
 동독주민의 거룩한 분노가 자유평화통일의 삼색기를 쟁취한 것과는 달리, 북한주민의 거룩한 분노는 백년 얼음 동굴에 갇혀 있고, 인간 악마가 지휘하는 집단광기의 오케스트라만이 귀신의 울음소리와 죽음의 춤으로 호리거나 협박하여 수시로 형제애와 동정심과 인류애를 배짱 퉁기며 뜯어간다. 한 민족이 아니랄까 봐, 세계가 부러워하는 반세기 위대한 성취를 스스로 부정하는 한국 국민의 자학적 집단광기가 여차하면 멀리 북녘하늘을 힐끔거리며 실연(實演)을 손꼽아 기다리며 실전을 방불하는 예행연습을 거듭한다.
 
 소망과는 달리 한반도에서는 자유평화통일이 요원하기만 하다. 여러 번의 예행연습으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집단광기가 남북 양쪽에서 동시에 폭발하는 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자연이든 인간이든 세상에는 공짜도 없고 우연도 없다. 일어날 일이 일어날 뿐이다. [최성재 조갑제닷컴 회원: http://www.chogabje.com/]
기사입력: 2008/05/24 [18:58]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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